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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 밖 이야기] 조용채 교수 '영일만 석유개발: 에너지자원공학과의 기대와 현실 사이 균형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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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4-06-28 13:27 조회 7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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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초 우리나라에서 석유가 발견되었다는 대통령의 발표 이후, 언론은 연신 관련 기사들을 내며 국민들의 이목이 포항 앞바다에 집중되었다. 하루에 "물리탐사" "시추"를 언급하는 기사가 이렇게 많을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많은 기사들이 쏟아졌다. 지금까지 발표된 자료와 주장에 근거할 때, 석유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보인다. 실제로 국가 차원에서 70년대 이후부터 영해의 지하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탐사를 꾸준히 진행해왔고, 지금도 한국석유공사의 주도로 탐사 자원량을 확인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항간에는 에너지자원공학과의 명운이 걸렸다는 과장 섞인 말도 떠돌고 있지만, 우리 학과처럼 규모 대비 넓은 산업 분야를 아우르는 전공이 있나 싶을 정도이니 우리 학생들은 너무 깊은 염려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당부의 말을 미리 전한다.

 물리탐사 기술은 전자기파탄성파(인공지진파), 중력 등 다양한 물리적인 특성들을 이용하여 지하 심부 이상대를 굴착 없이 간접적으로 지질구조와 물성을 추정하는 원리이다특히 석유가스 탐사에는 다양한 물리탐사 기법 중에서도 탄성파 탐사를 주로 수행한다탄성파 탐사는 크게 세 가지 과정(자료취득신호처리해석)으로 나눌 수 있다먼저 자료 취득 단계에서는탐사선이 음원과 수 km의 수진기(압력장 감지 센서)를 끌면서 자료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해양에서의 탄성파 탐사가 이루어진다이때 취득된 자료는 최종 영상 단면을 생성하기 위한 일련의 잡음 제거를 비롯한 다양한 신호처리 과정을 거친다아직 관련 전공 수업을 채 수강하지 않은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의료용 단층촬영(CT) 장비의 X-선 반응을 재구성하여 영상을 제작하는 단계에 비유할 수 있겠다지하 구조의 영상이 생성되면탄성파 자료를 분석하여 탄화수소가 축적될 수 있는 트랩 구조를 탐색 및 다양한 지질학적 시나리오를 해석하는 것이 순서이다.

 탄성파 탐사는 근원암에서 생성되어 이동한 석유가 축적될 수 있는 ‘구조’를 찾는 것이지 석유의 존재 유무를 바로 찾을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현재 정부가 발표한 자료는 탄성파 자료 분석을 한 결과에 기반한 ‘지질 구조’의 유망성에 대한 것이다탄화수소가 발견이 된 이후에도 탐사 시추평가 시추생산 시추에 이르기까지 석유의 본격적인 생산을 위해 여러 평가 단계가 남아 있다정부에서 발표한 5개 공을 시추예정”이라는 부분도 초기 탐사 시추 결과에 따라 그 계획과 투입 예산의 규모가 수정될 수 있다포항 영일만 지역의 경제성과 개발 가치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므로 응원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정부가 발표한 탐사 자원량 수치와 개발 가능성 등 알려진 내용에 대해 의문점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데 20%라는 성공 확률은 글로벌 석유가스 탐사 시장의 평균치라고 볼 수 있다따라서 그 수치가 포항 영일만 인근의 석유 발견 확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슈퍼메이저 석유 회사들의 성공률은 35~40%로 높지만 그들은 원래 석유가 발견된 지역 근처에서 추가 탐사를 통해 석유를 찾는 경우가 잦다아예 아무것도 없는 지역에서 석유를 탐사하는 사업(New frontier project)이 탐사 성공 난이도가 훨씬 높다달리 말하면포항 영일만에서의 탐사 성공률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그 이유는 저류모델을 만들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때 다양한 요소들이 고려되는데 각 단계 및 요소별로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이를 모두 수치화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정부에서 주도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활발했던 이래로 이렇게까지 자원개발 사업이 전 국민적 관심을 받은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포항 영일만은 현재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석유가스 탐사 사업이 고위험 고수익 사업인 것은 분명하다하지만 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대한민국 영해에서의 탐사 사업은 앞으로 있을 시추 평가 결과에 상관없이 국가적 차원에서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혹자는 호주의 대형 석유회사(W)가 철수한 지역에 다시 무리한 시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통상 글로벌 석유시장에서는 인수 합병으로 인한 내부적 자금 사정과 사업 전략 변경으로 인해 자산 철수와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흔히 있는 일이며추후 참여한 회사가 오히려 탐사에 성공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엑손모빌이 발견한 가이아나 유전도 쉘이 오랜 기간 탐사하다가 철수한 지역 인근에서 탐사에 성공한 것이다다시 말하지만대한민국 영해에서의 자원탐사 사업과 관련 전문 인력 양성은 국민적 관심과 여론에 따라 큰 폭의 예산 조정이 있거나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러시아 등 주변국들에 비해 영세한 국내 자원개발 산업 생태계를 조금이나마 성장시키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 국민적 관심과 국가적 차원의 지속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 또한 에너지자원공학과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성공적인 탐사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바이다다만 상술했듯석유의 부존 여부부터 각종 기업의 재무제표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혼재해 있는 상황이다누구보다 관련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출 수 있는 우리 에너지자원공학과의 학생들도 이를 객관적이며 합리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전문가의 역량을 갖추길 소망한다꿈과 포부를 가진 학생들을 위해 필자를 비롯한 학과 차원에서의 지원이 아낌없이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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